전체 글43 넷플릭스 얼굴 후기 (박정민 연기는 최고, 이야기는 아쉬운 이유)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연상호 감독이 2억짜리 영화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부산행, 지옥처럼 수백억 규모에 익숙했던 감독이 촬영 기간 13일, 제작비 단 2억 원으로 만든 영화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후 다시 화제가 되길래 거실 소파에 앉아 조용히 틀었는데,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게 앉아 있었습니다. 좋은 의미에서만은 아니었습니다.제작비 2억, 촬영 13일이 가능했던 이유한국 상업영화 평균 제작비가 수십억에서 수백억 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2억 원이라는 수치는 사실상 독립영화 수준입니다. 제가 처음 이 숫자를 접했을 때 "이게 극장 개봉작 얘기가 맞나?" 싶었을 정도였습니다.이 영화가 이 예산으로 완성될 수 있었던 핵심에는 배우가 고.. 2026. 5. 27. 유해진 영화 그놈이다 후기 (좋은 배우도 못 살린 시나리오, 한국 스릴러) 넷플릭스 순위에 올라온 영화를 아무 생각 없이 틀었다가 오히려 더 피곤해진 경험, 한 번쯤 있으실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2015년작 [그놈이다]를 최근 다시 봤는데, 109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질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습니다. 좋은 배우들이 있어도 시나리오가 받쳐주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이 영화가 꽤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실화 기반 스릴러라는 무게감, 설정만큼은 충분했다영화의 출발점은 분명 탄탄합니다. 1999년 부산 청사포 해변마을에서 실제로 벌어진 여대생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 사실은, 시작부터 이 영화에 일정한 무게를 실어줍니다. 실제 사건에 작가적 상상력을 덧붙여 만든 실화 기반 창작물은, 잘 만들어졌을 때 현실의 무게와 이야기의 흡입력이 동시에 살아납니다. 제가 처음.. 2026. 5. 26. 영화 올드 가드 솔직 후기 (샤를리즈 테론, 넷플릭스 액션, 별점 3점) 넷플릭스에서 액션 영화를 찾다 지쳤다면, 반대로 질문을 던져봐야 할 때입니다. 죽지 않는다는 게 과연 축복일까요, 아니면 저주일까요? 그 질문 하나로 2시간을 붙잡아 두는 영화가 있습니다. 샤를리즈 테론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올드 가드'입니다. 저는 주말 밤에 별 기대 없이 틀었다가, 도끼 든 여전사가 화면 가득 등장하는 순간부터 자세를 고쳐 앉았습니다.불멸 설정, 이 영화가 다른 히어로물과 결이 다른 이유슈퍼히어로 장르에 지쳐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해보셨을 겁니다. "또 기원 이야기인가?" 올드 가드는 그 공식에서 의도적으로 비껴섭니다. 이미 수천 년을 살아온 불멸자들이 주인공이라, 능력을 얻는 장면 따위는 없습니다. 그 대신 영화는 처음부터 이들이 얼마나 오래, 그리고 얼마나 지쳐서.. 2026. 5. 22. 영화 무도실무관 솔직 후기 (김우빈 김성균, 무도실무관 직업 분석, 별점 3.5점) 전국에 전자발찌 착용자가 5,000명을 넘는데, 이를 감시하는 무도실무관은 200명이 채 되지 않습니다. 한 사람이 30명 가까운 강력범을 담당하는 셈입니다. 저도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이 직업이 한국에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단순한 액션물이 아니라, 우리가 전혀 몰랐던 공무원 세계를 처음으로 스크린에 꺼내놓은 작품이기도 합니다.무도실무관이라는 직업, 영화 보기 전에 알면 두 배 재밌습니다무도실무관이란 출소 후 전자발찌를 부착한 범죄자를 현장에서 직접 관리하고, 위험 상황 발생 시 신체적으로 대응하는 법무부 소속 공무원입니다. 쉽게 말해 보호관찰관과 함께 출동해서 실제로 몸을 쓰는 역할입니다. 경찰이나 검사 이야기는 한국 영화에서 수없이 봤지만, 이 직업을 정면으로 다룬 .. 2026. 5. 18. 영화 레블 리지 솔직 후기 (제레미 솔니에 감독, 넷플릭스 액션 스릴러, 별점 4점) 로튼 토마토 신선도 95%. 2024년 9월 넷플릭스에 공개된 제레미 솔니에 감독의 「레블 리지」가 받은 성적입니다. 처음 이 수치를 봤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낯선 주연 배우에 생소한 제목, 큰 기대 없이 클릭한 영화가 두 시간 내내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 줄은 몰랐습니다.작은 마을 하나로 완성한 공간 연출영화의 무대는 셸비 스프링스라는 미국 남부의 작은 마을입니다. 경찰서, 법원, 모텔, 숲속 도로, 창고. 이 다섯 공간이 반복해서 등장하는데 단 한 번도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 각 장소마다 인물의 동선과 목적이 너무 명확해서 오히려 긴장감이 배가 됐다는 점이었습니다. 마치 체스판처럼 좁은 공간 안에서 모든 말들이 의도를 갖고 움직이는 느낌이었습니다.이건.. 2026. 5. 13. 영화 비스트 솔직 후기 (이성민 유재명, 별점 1점 혹평) 솔직히 저는 이성민, 유재명 두 배우가 나온다는 것만 믿고 이 영화를 틀었습니다. 별 기대 없이 본 것도 아니었는데, 끝나고 나서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누아르 장르의 강력반 형사 이야기라면 최소한 볼 만은 하겠지 싶었는데, 130분이 다 끝난 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 시간이 정말 아깝다'였습니다. 기대치가 낮았던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허탈했는지 하나씩 짚어 보겠습니다.도입부는 분명히 나쁘지 않았습니다일반적으로 한국 누아르 영화는 도입부에서 분위기 하나로 반을 먹고 들어간다고들 합니다. 어둡고 도덕적으로 모호한 세계를 다루는 범죄 스릴러 장르 특성상 그런 공식이 꽤 잘 맞는 경우가 많았습니다.그리고 이 영화도 처음 30분은 그 공식을 제법 잘 따라갔습니다. 인천을 배경으로 한 음울한 화면, 강.. 2026. 5. 12. 이전 1 2 3 4 ···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