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영화 솔직 후기24 신원 미상의 여자 리뷰 (누아르 분위기, 각본 실망, 원작 이식) 솔직히 말하면, 저는 분위기 좋은 포스터 하나에 완전히 낚였습니다. 바르셀로나 항구, 기억을 잃은 여자, 원작 베스트셀러 소설이라는 조합이 너무 그럴싸해서 공개 당일 바로 틀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도입부 20분이 이 영화의 전부였고, 나머지 시간은 점점 손이 핸드폰으로 가는 걸 막지 못했습니다. 넷플릭스 스페인 범죄 스릴러를 고르고 있다면, 제 경험이 조금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누아르 분위기는 진짜였다, 딱 거기까지영화는 스페인 남부 알헤시라스에서 시작합니다. 담배를 맛있게 피우며 부패 경찰의 비리를 내부 감찰용 영상으로 촬영하는 여자 루시아의 등장은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화면 전체를 감도는 차갑고 음습한 색감, 그리고 바르셀로나 컨테이너 안에서 결박된 채 발견되는 신원 미상의 여자 장면까지, 도입부만큼.. 2026. 6. 12. 베놈 리뷰(안티히어로, 심비오트, 톰 하디) 베놈을 악당 영화라고 생각하고 봤다가 예상 밖의 감정을 느낀 적 있으십니까? 저는 넷플릭스에서 베놈을 발견하자마자 틀었습니다. 오래된 마블 팬으로서 베놈이라는 캐릭터에 대한 로망이 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제가 알고 있던 베놈과는 꽤 달랐습니다. 무섭기만 한 괴물이 아니라, 묘하게 인간적인 면이 있는 캐릭터였습니다.안티히어로라는 틀, 베놈이 그 안에서 꺼낸 것안티히어로(Anti-hero)란 전통적인 영웅의 덕목, 즉 이타심이나 도덕적 순결함이 결여된 채로 주인공 역할을 하는 캐릭터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착하지 않은데 주인공인 존재입니다. 일반적으로 안티히어로 영화는 주인공이 어둡고 냉소적인 색채를 유지해야 매력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제 경험상 베놈은 그 공식을 살짝 비틀었습니다. 오.. 2026. 6. 10. 러브 앤 몬스터스 리뷰 (크리처 디자인, 세계관, 스토리) 야식 시켜놓고 별 생각 없이 틀었다가 어느새 치킨 식어가는 것도 모르고 끝까지 본 영화가 있으신가요. 저는 [러브 앤 몬스터스]가 딱 그랬습니다. 아카데미 시각효과상 후보에 올랐다는 말 한 마디에 호기심이 동했고, 딜런 오브라이언 주연이라는 사실이 결정타가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109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만큼 빠른 영화였습니다.크리처 디자인: 아카데미 후보가 납득되는 비주얼포스트 아포칼립스(Post-Apocalypse)란 문명 붕괴 이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 장르를 말합니다. 핵전쟁, 전염병, 자연재해 등이 주로 원인으로 등장하는데, 이 영화는 조금 다른 경로를 선택했습니다. 지구로 향하던 소행성을 화학물질로 막아냈더니, 그 부산물이 지구로 낙하하면서 변온동물과 곤충들이 거대 돌연변이로 변이해버린.. 2026. 6. 9. 영화 폴 600미터 솔직 후기 (그레이스 풀턴 버지니아 가드너, 스릴러 영화, 별점 3점)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볼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넷플릭스를 멍하니 스크롤하다가 포스터 하나에 손이 멈췄는데, 600미터 높이의 가느다란 철탑 꼭대기에 두 여성이 매달린 이미지였습니다. 그것만 봤는데 손바닥에 땀이 고이더군요. 평일 저녁 킬링타임이나 하자는 마음으로 눌렀다가, 생각보다 훨씬 많이 긴장하면서 봤습니다.뽀뽀 한 번이 부른 600미터의 비극영화는 로프나 안전 장비 없이 맨손만으로 암벽을 오르는 극한 등반, 흔히 프리 솔로 클라이밍이라 부르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한데, 주인공 베키와 남편 댄, 친구 헌터가 이걸 즐기면서 웃고 있습니다. 저는 도입부를 보면서 '이것들 분명히 죽는다'는 예감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그 예감은 금방 맞았습니다. 암벽 중간에 날아든 새 한 마리에.. 2026. 6. 2. 영화 올드 가드 솔직 후기 (샤를리즈 테론, 넷플릭스 액션, 별점 3점) 넷플릭스에서 액션 영화를 찾다 지쳤다면, 반대로 질문을 던져봐야 할 때입니다. 죽지 않는다는 게 과연 축복일까요, 아니면 저주일까요? 그 질문 하나로 2시간을 붙잡아 두는 영화가 있습니다. 샤를리즈 테론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올드 가드'입니다. 저는 주말 밤에 별 기대 없이 틀었다가, 도끼 든 여전사가 화면 가득 등장하는 순간부터 자세를 고쳐 앉았습니다.불멸 설정, 이 영화가 다른 히어로물과 결이 다른 이유슈퍼히어로 장르에 지쳐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이런 고민을 해보셨을 겁니다. "또 기원 이야기인가?" 올드 가드는 그 공식에서 의도적으로 비껴섭니다. 이미 수천 년을 살아온 불멸자들이 주인공이라, 능력을 얻는 장면 따위는 없습니다. 그 대신 영화는 처음부터 이들이 얼마나 오래, 그리고 얼마나 지쳐서.. 2026. 5. 22. 영화 레블 리지 솔직 후기 (제레미 솔니에 감독, 넷플릭스 액션 스릴러, 별점 4점) 로튼 토마토 신선도 95%. 2024년 9월 넷플릭스에 공개된 제레미 솔니에 감독의 「레블 리지」가 받은 성적입니다. 처음 이 수치를 봤을 때 솔직히 반신반의했습니다. 낯선 주연 배우에 생소한 제목, 큰 기대 없이 클릭한 영화가 두 시간 내내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 줄은 몰랐습니다.작은 마을 하나로 완성한 공간 연출영화의 무대는 셸비 스프링스라는 미국 남부의 작은 마을입니다. 경찰서, 법원, 모텔, 숲속 도로, 창고. 이 다섯 공간이 반복해서 등장하는데 단 한 번도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 각 장소마다 인물의 동선과 목적이 너무 명확해서 오히려 긴장감이 배가 됐다는 점이었습니다. 마치 체스판처럼 좁은 공간 안에서 모든 말들이 의도를 갖고 움직이는 느낌이었습니다.이건.. 2026. 5. 13.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