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54 길복순 리뷰 (킬러 능력, 차민규, 모녀 서사) 솔직히 저는 처음에 이 영화를 그냥 화려한 액션 한 편으로만 봤습니다. 전도연이 칼 들고 싸운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요. 그런데 다 보고 나서 뭔가 찜찜한 게 남았고, 다시 장면들을 곱씹다 보니 생각보다 훨씬 촘촘한 설계가 숨어 있었습니다. 2023년 3월 공개 직후 한국 넷플릭스 30일 연속 1위를 기록한 작품이 그냥 킬링타임용에 그쳤을 리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킬러 능력영화 도입부, 야쿠자와의 대결 장면을 처음 봤을 때 저는 진짜로 주인공이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건 길복순의 프리파이팅 시뮬레이션(pre-fighting simulation)이었습니다. 프리파이팅 시뮬레이션이란 실제 교전이 시작되기 전에 머릿속으로 가상 전투를 돌려보며 자신이 죽는 경우의 수를 미리 추려내는 능력입니다. .. 2026. 3. 19. 프로메테우스 리뷰 (영상미, 데이비드, 세계관)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에이리언 프리퀄이라길래 괴물 나오고 사람 잡아먹히는 공포물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인류의 기원이라는 철학적 질문을 정면으로 건드리는 영화였습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에이리언 1편으로부터 33년 만에 돌아와 서기 2093년을 배경으로 펼쳐놓은 이 작품, 기대와 실망이 동시에 존재하는 묘한 영화였습니다.영상미와 미술 디자인, 이 정도면 예술입니다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압도된 것은 시각적 완성도였습니다. 프로덕션 디자인(Production Design)이란 영화 속 공간과 소품 전체의 시각적 세계를 구축하는 작업을 말하는데, 이 영화의 프로덕션 디자인은 SF 장르에서도 손에 꼽힐 수준이었습니다. 엔지니어들이 남긴 거대한 유적 내부는 유기적인 곡선과 기하학적 .. 2026. 3. 19. 버닝 리뷰 (이창동, 종수해미, 벤의정체) 넷플릭스를 켜고 별생각 없이 고른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한참 동안 멍 때리는 경험, 한 번쯤 있으시지 않습니까. 저는 이창동 감독의 2018년작 버닝을 보고 그런 상태가 됐습니다. 다만 좋은 의미로만은 아니었습니다.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에 역대 국제비평가협회상 최고 점수까지 받은 작품인데, 저한테는 148분이 꽤 무겁게 느껴졌거든요.이창동이라는 이름 앞에서 가졌던 기대솔직히 이창동 감독에 대한 배경을 좀 알고 나서 영화를 보면 기대치가 달라집니다. 감독은 원래 소설가였습니다. 문학적 서사(literary narrative)란 단순히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아니라, 인물의 내면과 사회적 맥락을 동시에 담아내는 구조를 뜻합니다. 이창동 감독이 40대에 늦게 영화판에 뛰어들었을 때부터 그 문학적 서사를.. 2026. 3. 18. 셔터 아일랜드 리뷰 (관람후기, 줄거리해석, 결말분석)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반전 영화'라는 말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냥 마지막에 한 방 있는 영화겠거니 했는데, 셔터 아일랜드는 그런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2010년에 내놓은 이 심리 스릴러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환각과 망상 속에서 허우적대는 인물을 연기하는데, 보고 나서 한동안 소파에서 일어나지 못할 정도의 여운을 남겼습니다. 쿠팡플레이에서 발견하고 주말 밤에 조명 다 끄고 헤드폰까지 챙겨 앉았는데, 그 선택은 후회 없었습니다.안개 낀 섬에서 시작된 불안감 — 관람 후기영화를 처음 틀었을 때, 배 위에서 시작되는 도입부가 벌써 심상치 않았습니다. 1954년을 배경으로 연방 보안관 테디 대니얼스가 파트너 척과 함께 섬 전체가 정신병원인 애슐클리프 병원.. 2026. 3. 18. 반도 리뷰 (개봉정보, 연기, 아쉬운점) 2020년 7월 개봉한 영화 '반도'는 누적 관객 약 400만 명을 기록하며 팬데믹 직격탄을 맞은 극장가에서 선전했습니다. '부산행'을 꽤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어서 기대를 제법 품고 넷플릭스를 켰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기대와 다른 부분이 몇 가지 있었고, 그 간극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이 영화의 평가가 완전히 갈린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개봉정보: 전작 '부산행'으로부터 4년 뒤영화 '반도'는 연상호 감독의 작품으로, '부산행'(2016)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사이드쿼엘(side-quel)입니다. 사이드쿼엘이란 전편의 직접적인 줄거리를 잇는 시퀄과는 달리, 같은 세계관을 배경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펼치는 방식을 말합니다. 같은 등장인물이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 확산 이후의 한반도라는.. 2026. 3. 17. 감시자들 리뷰 (서울 한복판, 연기 디테일, 비하인드) 정우성이 악역을 맡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저는 넷플릭스에서 이 영화를 틀기 전까지 그 답을 상상도 못 했습니다. 2013년 개봉해 550만 관객을 동원한 조이석·김병서 공동 감독의 범죄 액션 영화 , 주말 저녁 소파에 누워 가볍게 시작했다가 중반부부터 자세를 고쳐 앉았습니다.서울 한복판을 통째로 빌린 영화의 배경홍콩 영화 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리메이크(remake)란 기존 작품의 서사 구조와 핵심 설정을 계승하되 새로운 문화적 맥락에서 재해석하는 제작 방식입니다. 감독들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라고 표현했던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원작의 홍콩 트램 씬을 서울 지하철 2호선으로 옮기는 것부터 시작해, 강남·이태원·명동·종로 등 사람 많기로 소문난 서울의 핵심 거점을 전부 실제 로케.. 2026. 3. 16. 이전 1 ··· 5 6 7 8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