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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솔직 후기30

마녀2 리뷰 (액션 스케일, 세력 구도, 세계관 설정) 넷플릭스에 올라오자마자 바로 틀었습니다. 1편을 극장에서 봤을 때 그 충격이 아직도 생생해서, 2편은 예고편도 거의 안 보고 기다렸거든요. 도입부 첫 시퀀스가 끝나고 나서 거실 소파에서 자세를 고쳐 앉았습니다. 마녀 시리즈가 이번에는 어디까지 세계관을 밀어붙일지, 그 궁금증이 러닝타임 137분 내내 저를 붙잡았습니다.액션 스케일, 1편과는 확실히 달랐습니다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1편의 자윤이 실내 한정 공간에서 압도적인 전투력을 보여줬다면, 2편은 야외 오픈 필드까지 무대가 넓어졌습니다. 강화인간들의 초능력이 탁 트인 공간에서 펼쳐지니 스케일 자체가 달라 보였고, CG 퀄리티도 1편보다 확연히 올라간 게 느껴졌습니다.제가 가장 감탄했던 장면은 중반부에 유니온(Union) 세대 요원들과 초인간들이.. 2026. 3. 31.
봄날은 간다 리뷰 (일상성, 프로와 아마추어, 사랑의 생로병사) 비 오는 주말 저녁, 딱히 볼 게 없어서 넷플릭스를 뒤적이다 2001년 작품을 틀어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그렇게 허진호 감독의 [봄날은 간다]를 처음 봤습니다. 이영애, 유지태 주연에 한국 멜로 영화의 고전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어 있어서 오래전부터 궁금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별점을 어떻게 줘야 할지 한참 고민했습니다.일상성, 이 영화가 지금도 살아있는 이유허진호 감독이 [8월의 크리스마스]로 데뷔했을 때 평단에서 가장 많이 쓴 단어가 일상성(日常性)이었습니다. 일상성이란 특별한 사건이나 극적인 장치 없이, 평범한 하루하루의 질감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연출 방식을 뜻합니다. [봄날은 간다]도 그 연장선에 있습니다.사운드 엔지니어(sound engineer)라는 직업 설정이 그 핵심입니다. 사운드 엔지니어.. 2026. 3. 30.
광해 왕이 된 남자 리뷰 (이병헌 1인 2역, 대동법, 도부장) 왕이 광대보다 못한 정치를 한다면, 진짜 왕은 누구일까요? 이 질문이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2012년 개봉한 추창민 감독의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넷플릭스에서 주말 밤에 틀었다가, 131분이 어느새 끝나 있었고 뺨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단순한 사극이라 생각했다가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작품입니다.이병헌의 1인 2역, 아니 사실상 1인 3역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이병헌의 1인 2역 영화"로 기억하는데, 저는 그 표현이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히는 1인 3역입니다. 광해군, 천민 광대 하선, 그리고 광해군인 척 연기하는 하선. 이 세 층위가 한 배우의 몸 안에서 동시에 움직입니다.연기론(演技論)에서 흔히 말하는 레이어드 퍼포먼스(Layered Performance), 즉 역할.. 2026. 3. 25.
올빼미 리뷰 (주맹증, 소현세자, 유해진)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영화를 극장에서 놓친 것을 꽤 오래 후회했습니다. 2022년 11월에 개봉해 332만 관객을 동원했고, 실관람객 평점이 8.71에 달했던 영화인데도 "나중에 보지 뭐"를 반복하다 결국 넷플릭스에서 주말 밤에 혼자 틀게 됐습니다. 류준열과 유해진이라는 조합, 그리고 주맹증(晝盲症)이라는 낯선 소재가 제 호기심을 건드렸고, 결론은 이 정도면 극장에서 봤어야 했다는 진한 아쉬움이었습니다.주맹증이라는 소재, 이게 단순한 설정이 아니었습니다여러분은 낮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어둠 속에서만 세상이 보이는 병을 상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주맹증(晝盲症)이란 밝은 환경에서는 시력을 잃고 어두운 곳에서만 시각 기능이 회복되는 희귀 시각 질환입니다. 야행성 동물인 올빼미의 눈과 닮았다고 해서 영.. 2026. 3. 23.
길복순 리뷰 (킬러 능력, 차민규, 모녀 서사) 솔직히 저는 처음에 이 영화를 그냥 화려한 액션 한 편으로만 봤습니다. 전도연이 칼 들고 싸운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요. 그런데 다 보고 나서 뭔가 찜찜한 게 남았고, 다시 장면들을 곱씹다 보니 생각보다 훨씬 촘촘한 설계가 숨어 있었습니다. 2023년 3월 공개 직후 한국 넷플릭스 30일 연속 1위를 기록한 작품이 그냥 킬링타임용에 그쳤을 리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킬러 능력영화 도입부, 야쿠자와의 대결 장면을 처음 봤을 때 저는 진짜로 주인공이 죽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건 길복순의 프리파이팅 시뮬레이션(pre-fighting simulation)이었습니다. 프리파이팅 시뮬레이션이란 실제 교전이 시작되기 전에 머릿속으로 가상 전투를 돌려보며 자신이 죽는 경우의 수를 미리 추려내는 능력입니다. .. 2026. 3. 19.
버닝 리뷰 (이창동, 종수해미, 벤의정체) 넷플릭스를 켜고 별생각 없이 고른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한참 동안 멍 때리는 경험, 한 번쯤 있으시지 않습니까. 저는 이창동 감독의 2018년작 버닝을 보고 그런 상태가 됐습니다. 다만 좋은 의미로만은 아니었습니다. 칸 영화제 경쟁 부문 초청에 역대 국제비평가협회상 최고 점수까지 받은 작품인데, 저한테는 148분이 꽤 무겁게 느껴졌거든요.이창동이라는 이름 앞에서 가졌던 기대솔직히 이창동 감독에 대한 배경을 좀 알고 나서 영화를 보면 기대치가 달라집니다. 감독은 원래 소설가였습니다. 문학적 서사(literary narrative)란 단순히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아니라, 인물의 내면과 사회적 맥락을 동시에 담아내는 구조를 뜻합니다. 이창동 감독이 40대에 늦게 영화판에 뛰어들었을 때부터 그 문학적 서사를.. 2026.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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